선형대수학에서 다루는 공간은 벡터공간으로, 고등학교 때 배웠던 좌표공간을 일반화하는 개념이다. 벡터공간은 말 그대로 벡터들의 공간으로, 이들 벡터들 사이의 덧셈이 잘 정의된다. 또, 어떤 벡터에 상수를 곱하여 다른 벡터를 얻어낼 수도 있는데, 벡터공간을 다룰 때는 이 상수들을 스칼라라고 부른다. 스칼라들의 집합은 우리가 곧 정의할 field를 이루어야 한다.
체
정의 1 집합 $G$와, $G$ 위에 정의된 이항관계 $+:G\times G\rightarrow G$가 abelian group가환군이라는 것은 다음의 조건들이 만족되는 것이다.
- $+$는 결합법칙을 만족한다. 즉, 임의의 $a,b,c\in G$에 대하여, $(a+b)+c=a+(b+c)$가 성립한다.
- $+$에 대한 항등원이 존재한다. 즉, 어떤 $0\in G$가 존재하여, 임의의 $a\in G$에 대해 $a+0=0+a=a$가 성립한다.
- $+$에 대한 역원이 항상 존재한다. 즉, 임의의 $a\in G$가 주어질 때마다, $-a\in G$가 존재하여 $a+(-a)=(-a)+a=0$가 성립한다.
- $+$는 교환법칙을 만족한다. 즉, 임의의 $a,b\in G$에 대하여, $a+b=b+a$가 성립한다.
만일 마지막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G$를 group군이라 부른다.
어쨌든 정의를 사용해 간단한 명제를 증명할 수 있다.
명제 2 $G$가 abelian group이라 하자. 그럼
- $G$의 항등원은 유일하다.
- 임의의 $a\in G$에 대하여, $a$의 역원 $-a$ 또한 유일하다.
- 만일 $a+b=a+c$가 성립한다면, $b=c$이다.
증명
-
$0’$이 정의 1의 둘째 조건을 만족하는 또 하나의 원소라고 하자. 그럼 $a=0$과 항등원 $0’$에 대해 둘째 조건을 적용하면,
\[0+0'=0'+0=0\]이 성립한다. 그런데 $a=0’$과 항등원 $0$에 대해 둘째 조건을 적용하면, 마찬가지로
\[0+0'=0'+0=0'\]을 얻는다. 따라서 $0=0’$이므로, 항등원은 유일하다.
-
첫 번째와 비슷하게 진행하면 된다. $(-a)’$가 정의 1의 셋째 조건을 만족하는 또 하나의 원소라고 하자. 그럼
\[(-a)=(-a)+0=(-a)+(a+(-a)')=((-a)+a)+(-a)'=0+(-a)'=(-a)'\]이므로, $(-a)=(-a)’$가 성립한다.
-
양 변에 $(-a)$를 더하면 된다.
Abelian group에서는 넷째 조건의 $a+b=b+a$ 덕분에 항등원과 역원의 조건을 각각 하나의 등식 $a+0=a$와 $a+(-a)=0$만으로 생각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는 위의 증명에서 이와 같은 논리를 사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항등원과 역원의 유일성은 일반적인 group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다음 따름정리는 항등원과 역원의 유일성으로부터 바로 얻어지며, 이 또한 일반적인 group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따름정리 3 Abelian group $(G,+)$와 임의의 원소 $a,b$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 $-(-a)=a$
- $-(a+b)=-a+(-b)=-a-b$
증명
-
$-a$의 역원 $-(-a)$가 $a$와 같음을 보여야 한다. 역원은 유일하므로, 만일 어떤 $x\in G$에 대하여 다음의 식
\[(-a)+x=x+(-a)=0\]이 성립한다면
반드시 $x=-(-a)$여야 한다. 그런데 $x=a$일 경우, $-a$가 $a$의 역원이라는 사실로부터 위의 식이 성립한다. 따라서 $a=-(-a)$이다. -
앞선 증명처럼 $x=-a+(-b),-a-b$가 모두
\[(a+b)+x=x+(a+b)=0\]을 만족함을 보이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x=-a+(-b)$인 경우,
\[\begin{aligned}(a+b)+x&=(a+b)+((-a)+(-b))=(b+a)+((-a)+(-b))=b+(a+(-a))+(-b)=b+(-b)\\&=0\end{aligned}\]이고 이와 비슷하게, 혹은 교환법칙에 의해 $x+(a+b)=0$임도 보일 수 있다.
정의 1에서 우리는 $G$의 연산이 더하기라는 것을 가정했지만, 사실 반드시 연산이 더하기일 필요는 없다. 만일 $G$의 연산이 곱하기로 적혀있더라도, $G$가 1번부터 4번까지의 모든 조건을 만족한다면 여전히 $G$는 abelian group이라 불린다. 물론, 이 경우에는 항등원을 $0$ 대신 $1$이라 쓰고, 역원을 $-a$ 대신 $a^{-1}$이라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예시 4 실수집합 $\mathbb{R}$는 덧셈에 대하여 abelian group이며, 이는 복소수 집합 $\mathbb{C}$도 마찬가지다.
$\mathbb{R}$과 $\mathbb{C}$ 위에는 곱셈도 정의되어 있지만, 이들은 곱셈에 대해서는 abelian group이 아니다. $0\in\mathbb{R}$ (혹은 $\mathbb{C}$)에 대하여, $0a=a0=1$을 만족하는 실수 (혹은 복소수) $a$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mathbb{R}^\times=\mathbb{R}\setminus\{0\}$ (혹은 $\mathbb{C}^\times=\mathbb{C}\setminus\{0\}$)은 곱셈에 대한 abelian group이 된다.
위의 예시와 같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의 5 집합 $\mathbb{k}$ 위에 두 개의 이항관계 $+$와 $\times$가 정의되었다 하자. $\mathbb{k}$가 field체라는 것은 다음의 세 조건
- $\mathbb{k}$는 $+$에 대하여 abelian group이다.
- $\mathbb{k}^\times=\mathbb{k}\setminus\{0\}$은 $\times$에 대하여 abelian group이다.
-
$\times$는 $+$에 대해 분배법칙을 만족한다. 즉, 임의의 $a,b,c\in\mathbb{k}$에 대하여
\[a\times (b+c)=(a\times b)+(a\times c)\]가 성립한다.
을 만족하는 것이다.
위의 정의에서 0과 1은 서로 다른 원소여야 한다. $1\in\mathbb{k}^\times=\mathbb{k}\setminus\{0\}$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times$라는 굳이 연산을 명시하기보다는 $a\cdot b$와 같이 줄여쓰는 것을 선호하고, 사실은 그냥 연산을 생략하고 $ab$로 쓰는 것을 더 선호한다. 앞으로는 이 관습을 따라 $a\times b$ 대신 $ab$로 적기로 한다.
한편 명제 2를 $\mathbb{k}$와 $\mathbb{k}^\times$에 각각 적용하면
- $0$과 $1$은 유일하다.
- 임의의 $a\in\mathbb{k}$에 대해 $-a$는 유일하고, 또 만일 $a\neq 0$이라면 $a^{-1}$도 유일하게 존재한다.
- 만일 $a+b=a+c$라면 $b=c$이다. 또, 만일 $a\neq 0$이고, $ab=ac$라면 $b=c$이다.
가 성립한다는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명제 5 Field $\mathbb{k}$의 임의의 원소 $a\in\mathbb{k}$에 대하여, $0a=0$이고, $(-1)a=-a$가 성립한다.
증명
우선 명제가 의미하는 것을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는데, $0a=0$이라는 것은 $0$과 $a$를 곱하면 덧셈에 대한 항등원 $0$이 나온다는 것이고, $(-1)a=-a$라는 것은 $(-1)$과 $a$를 곱하면 $a$의 역원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명제 2 직후에 몇몇 성질들을 증명했듯이, 역원과 항등원의 유일성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첫 번째 식을 증명하려면 $0a+b=b+0a=b$가 임의의 $b$에 대해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야 하는데, $0a+b$를 단순하게 표현할만한 방법이 보이질 않는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명제 2의 셋째 명제를 활용하자. 만일 우리가 $0a+0a=0a$라는 것만 보이면, $0a=0a+0$이므로, $0a+0a=0a+0$에서 $0a=0$이 된다. 따라서 $0a+0a=0a$라는 것만 보이면 되는데, 이는
으로부터 자명하다. 이것만 증명하면 둘째 부분은 더 쉽다. $(-1)a$가 $a$의 역원의 조건을 만족한다는 것을 보이면 되는데,
\[(-1)a+a=(-1)a+1a=((-1)+1)a=0a=0\]이므로 증명 끝.
참고문헌
[Goc] M.S. Gockenbach, Finite-dimensional linear algebra, Discrete Mathematics and its applications, Taylor&Franci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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