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우리는 벡터공간 사이의 선형사상은 본질적으로 행렬과 완전히 같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두 $m\times n$ 행렬 $A,B$가 적당한 두 가역행렬 $P,Q$에 대하여 다음의 식
\[B=PAQ\tag{1}\]을 만족한다면 이들 행렬 $A,B$가 본질적으로 같은 행렬인 것으로 생각하고 싶을 것이나, 이 행렬들 $L_A, L_B: V\rightarrow W$이 작용하는 두 벡터공간 $V,W$의 basis를 택할 자유를 완전하게 허용한다면, rank가 같은 두 행렬은 모두 같은 행렬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보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선형대수학의 기본정리, ⁋정의 8에서 이보다 더 세밀한 동치관계를 정의해야만 했다. 대략적으로 이야기하여, 위의 식 (1)에서 행렬 $A$가 담고 있는 정보가 오직 $A$의 rank 뿐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정보들은 행렬 $P,Q$, 즉 $V$에서 $V$, 혹은 $W$에서 $W$로의 linear operator선형연산자에 담겨있을 것이며 이들을 살펴보기 위해 $V$ (혹은 $W$)의 basis를 하나 고정한다고 생각하면 이 동치관계가 그리 어색하지 않다. 따라서 당분간 우리의 논의는 벡터공간 $V$와 basis $\mathcal{B}$를 고정한 상태로 진행할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n\times n$ 행렬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한 강력한 도구는 다음 글에서 정의할 행렬식이다.
한편, 우리는 임의의 행렬 $A$가 가역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행렬은 정사각행렬이어야 한다는 것을 행렬의 대각합을 이용하여 증명하였으며 (§행렬, ⁋정의 7) 행렬과 선형사상은 같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이 결과는 §동형사상, ⁋정리 4에 의하여 자명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이 역행렬을 계산하는 방법을 살펴보지 않았다. 이 방법은 단순한 것이므로 §행렬 직후에 살펴볼 수도 있었겠지만, 본격적으로 $n\times n$ 행렬을 살펴보기 시작한 지금 이 과정을 간략히 소개하기로 한다.
우선 다음의 간단한 보조정리를 보이자.
보조정리 1 행렬 $A\in\Mat_n(\mathbb{K})$에 대하여, 다음 세 조건이 모두 동치이다.
- $A$가 가역이다.
- 적당한 $B\in\Mat_n(\mathbb{K})$가 존재하여 $AB=I$이다.
- 적당한 $B\in\Mat_n(\mathbb{K})$가 존재하여 $BA=I$이다.
뿐만 아니라 둘째, 셋째 조건이 성립할 경우 $B=A^{-1}$이다.
증명
첫 번째 조건이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를 함의하는 것은 자명하므로, 반대방향만 보이면 충분하다.
우선 적당한 $B\in\Mat_n(\mathbb{K})$가 존재하여 $AB=I$가 성립한다고 가정하자. 그럼 선형대수학의 기본정리에 의하여
\[L_A\circ L_B=\id_{\mathbb{K}^n}\]이 성립한다. 이제 $\id_{\mathbb{K}^n}$이 전단사함수라는 것으로부터 $L_A:\mathbb{K}^n\rightarrow \mathbb{K}^n$이 전사함수라는 것을 안다. ([집합론] §Retraction과 section, ⁋명제 3) 따라서 다음의 식 (§동형사상, ⁋정리 7)
\[\rank L_A+\nullity L_A=\dim \mathbb{K}^n=n\]으로부터 $\nullity L_A=0$임을 안다. 즉 $L_A$는 단사함수이기도 하고, 따라서 $L_A$는 전단사함수이고 행렬 $A$는 가역이다. 이제 식 $AB=I$의 양 변의 왼쪽에 $A^{-1}$을 곱하면 $B=A^{-1}$을 얻는다.
비슷하게 셋째 조건이 첫째 조건을 함의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다시 행렬과 선형사상이 같은 것임을 생각하면, 함수의 역함수가 같은 성질을 만족하므로 자명하다.
이제 임의의 $n\times n$ 가역행렬 $B$가 주어졌다 하자. $B$를 $\mathbb{K}^n$에서 $\mathbb{K}^n$으로의 linear map으로 생각하면, $B$는 $\mathbb{K}^n$의 basis $e_1,\ldots, e_n$을 어디로 옮기는지에 의해 완전하게 결정된다. 따라서 행렬 $A^{-1}$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A^{-1}$이 basis $e_i$를 어디로 옮기는지를 알면 된다. 이 값을 벡터 $v_i$라 하면, 행렬 $A$는 $(v_1|v_2|\cdots|v_n)$으로 주어질 것이며, 이 때 각각의 $v_i$들은 다음의 식
\[v_i=A^{-1}e_i\iff Av_i=e_i\tag{2}\]으로 정의된다.
가우스-요르단 소거법
이제 다음의 일차연립방정식
\[\begin{aligned}a_{11}x_{1}+a_{12}x_2+\cdots+a_{1n}x_n&=b_1\\a_{21}x_1+a_{22}x_2+\cdots+a_{2n}x_n&=b_2\\\hspace{10pt}\vdots&\\a_{mn}x_1+a_{m2}x_2+\cdots+a_{mn}x_n&=b_m\end{aligned}\tag{3}\]이 주어졌다 하자. 그럼 §행렬, ⁋정의 2에 의해 위의 식은 다음의 행렬들
\[A=\begin{pmatrix}a_{11}&a_{12}&\cdots&a_{1n}\\a_{21}&a_{22}&\cdots&a_{2n}\\\vdots&\vdots&\ddots&\vdots\\a_{m1}&a_{m2}&\cdots&a_{mn}\end{pmatrix},\quad x=\begin{pmatrix}x_1\\x_2\\\vdots\\x_n\end{pmatrix},\quad b=\begin{pmatrix}b_1\\b_2\\\vdots\\b_m\end{pmatrix}\]에 대하여 $Ax=b$으로 쓸 수 있다. 만일 $m=n$이고, 행렬 $A$의 역행렬이 존재한다면 이 연립방정식의 해는 다음의 식
\[x=A^{-1}b\iff Ax=b\]을 통해 유일하게 결정되고 이는 정확히 우리가 역행렬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식이다. 만일 $m\neq n$이거나 혹은 $A$의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의 일차연립방정식의 해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무한히 많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우스 소거법을 살펴본다.
식 (3)의 계수들 중 $a_{ji}=0$이 모든 $j$에 대해 성립하도록 하는 $1\leq i\leq n$이 존재한다 가정하자. 이 경우, 만일
\[x_1=c_1,\quad x_2=c_2,\quad \ldots,\quad x_i=c_i,\quad\ldots,\quad x_n=c_n\]이 식 (3)의 하나의 해라면 $x_i$의 값을 임의의 $d_i$로 바꾼 다음의 순서쌍
\[x_1=c_1,\quad x_2=c_2,\quad\ldots,\quad x_i=d_i,\quad\ldots,\quad x_n=c_n\]또한 식 (3)의 해가 된다. 따라서 만일 $a_{ij}$들이 모두 $0$이라면, $b$가 영벡터일 경우 식 (3)은 임의의 $\mathbb{K}^n$의 순서쌍을 모두 해로 가지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자명한 경우를 피하기 위해, 적어도 하나의 $a_{ij}$는 0이 아니라 가정한다.
이제 정수 $k$를
을 식의 가장 위쪽으로 올려
\[\begin{aligned}a_{j1}x_{1}+a_{j2}x_2+\cdots+a_{jn}x_n&=b_j\\a_{11}x_1+a_{12}x_2+\cdots+a_{1n}x_n&=b_1\\\hspace{10pt}\vdots&\\a_{mn}x_1+a_{m2}x_2+\cdots+a_{mn}x_n&=b_m\end{aligned}\]으로 쓰면 $a_{jk}$의 정의로부터 $a_{j1},a_{j2},\ldots, a_{j,(k-1)}$과, 그 밑에 있는 계수들은 모두 $0$이 되어야 한다. 이제 식
\[a_{i1}x_1+a_{i2}x_2+\cdots+a_{in}x_n=b_i\]마다, 첫째 식에 $-a_{ik}/a_{jk}$를 곱하여 더해주면
\[\left(a_{i1}-\frac{a_{ik}}{a_{jk}}a_{j1}\right)x_1+\left(a_{i2}-\frac{a_{ik}}{a_{jk}}a_{j2}\right)x_2+\cdots+\left(a_{ik}-\frac{a_{ik}}{a_{jk}}a_{jk}\right)x_k+\cdots+\left(a_{in}-\frac{a_{ik}}{a_{jk}}a_{jn}\right)x_n=b_i-\frac{a_{ik}}{a_{jk}}b_k\]이 된다. 위의 식에서 $x_1,\ldots, x_{k-1}$의 계수는 원래부터 모두 0이었으며, 방금 전의 연산을 통해 $x_k$의 계수 또한 0이 된다. 즉, 이 과정을 거치면 $x_1,\ldots, x_{k-1}$의 계수는 모두 0이며, $x_k$의 계수들 중 0이 아닌 것은 오직 첫 번째 행에만 존재하게 된다.
이제 두 번째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의 $n-1$개 식에 대해 이 과정을 반복하고, 다시 세 번째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의 $n-2$개 식에 대해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를 계속하여 마지막 행에 도착하면 위의 식 (3)은 최종적으로 다음 두 조건 (*)을 만족한다.
- 만일 모든 계수가 0인 식이 있다면, 이 식은 연립방정식의 가장 밑에 위치한다.
- 모든 계수가 0은 아닌 식에 대해, 이 식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0이 아닌 계수는 위의 식에서 이러한 성질을 만족하는 계수보다 오른쪽에 있다.
예시 2 다음 연립방정식은 위의 두 조건을 만족한다.
\[\begin{aligned}x_1+2x_2+4x_3+3x_4&=2\\\phantom{x_1+}3x_2\phantom{+2x_3}+6x_4&=3\\\phantom{x_1+2x_2+}x_3+5x_4&=1\end{aligned}\]약간의 조작을 추가로 가하면 이 식으로부터 연립방정식의 해를 바로 구해낼 수 있다. 각 식에서 0이 아닌 최초의 계수를 선행계수leading coefficient라 부르자. 위의 식을 예시로 들면, 첫째 식의 선행계수는 $x_1$의 계수인 1이고, 둘째 식의 선행계수는 $x_2$의 계수인 3, 그리고 마지막 식의 선행계수는 $x_3$의 선행계수인 1이다.
이제 각 행마다 선행계수 위에 있는 계수들을 모두 없애준다. 즉, 마지막 식의 선행계수 위에 있는 항인 $4x_3$을 없애야 하고, 둘째 식의 선행계수 위에 있는 항인 $2x_2$를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지막 식에 4를 곱하여 첫째 식에서 빼 주고, 둘째 식에 $2/3$을 곱하여 첫째 식에서 빼 주면 된다. 또, 식을 깔끔하기 위해 둘째 식의 양변에 $1/3$을 곱해주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x_1\phantom{+2x_2+4x_3}-21x_4&=-4\\\phantom{x_1+}x_2\phantom{+2x_3}+\phantom{1}2x_4&=1\\\phantom{x_1+2x_2+}x_3+\phantom{1}5x_4&=1\end{aligned}\]이로부터 위의 연립방정식의 일반해는
\[x_1=-4+21x_4,\quad x_2=1-2x_4,\quad x_3=1-5x_4\]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과정을 통해 연립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가우스 소거법 혹은 가우스-요르단 소거법이라 부른다.
기본행연산과 가우스 소거법
처음에 주어진 연립방정식 (3)은 행렬을 이용해 $Ax=b$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가우스 소거법은 이 행렬 $A$와 $b$를 적절히 바꾸어 이 식을 $A’x=b’$로 쓸 수 있으며, 이 때 행렬 $A’$는 두 조건 (*)를 만족하도록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의 3 주어진 행렬 $A$에 대하여, 기본행연산elementary row operation, ERO은 다음 세 개의 연산을 뜻한다.
- 두 개의 행 전체를 위아래로 교환하는 연산,
- 한 행에 0이 아닌 상수를 곱하는 연산,
- 한 행의 배수를 다른 행에 더하는 연산.
우리가 구체적으로 살펴본 예시 2는 일차연립방정식을 적절히 조작하여 조건 (*)을 만족하도록 설정한 후 이를 특정한 방식으로 쓰는 것에 대한 것이었으나, 그 이전에 살펴본 계산 또한 본질적으로는 기본행연산(에 해당하는 식 조작)으로부터 얻어진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다음을 정의한다.
정의 4 $m\times n$ 행렬 $A$가 주어졌다 하자. 임의의 $1\leq i\leq m$에 대해 정수 $j_0(i)=\min\{j\leq n\mid a_{ij}\neq 0\}$이 잘 정의된다면 $a_{i,j_0(i)}$를 $i$번째 행의 선행계수라 부른다. 추가적으로 만일 다음의 두 조건
- 만일 $a_{i1}, a_{i2},\ldots, a_{in}=0$이라면, $i < k$를 만족하는 모든 $k$에 대해 $a_{k1}, a_{k2},\ldots, a_{kn}=0$이다.
- 만일 $i < i’$이며 두 정수 $j_0(i), j_0(i’)$이 모두 잘 정의된다면 반드시 $j_0(i) < j_0(i’)$이다.
이 만족된다면, 행렬 $A$를 행사다리꼴행렬row échelon matrix, REF이라 부른다. 만일 추가적으로
- $a_{i, j_0(i)}$가 항상 1이고,
- 모든 $i’\neq i$에 대해 $M_{i’, j_0(i)}=0$
이라면, $A$를 기약행사다리꼴행렬reduced row échelon matrix, RREF이라 부른다.
따라서 앞선 절에서의 논의를 종합하면 가우스 소거법은 행렬 $A$에서 기본행연산을 통해 행사다리꼴행렬, 혹은 더 나아가 기약행사다리꼴행렬을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어진 행렬 $A$에서 만들어지는 행사다리꼴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으나, 기약행사다리꼴행렬은 반드시 유일하게 결정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 유일성을 사용할 일이 없으므로 증명하지 않는다.
다시 연립방정식 (3)으로 돌아오자. 각 식의 순서를 바꾸거나, 각 식의 양 변에 상수를 곱하는 것, 그리고 각 식의 배수를 다른 식에 더하는 것은 연립방정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익숙한 풀이이므로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같은 식을 행렬을 통해 $Ax=b$로 적는다면, $A$에 적용하는 기본행연산이 왜 $b$에도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는 명확하지 않다. 이제 임의의 $m\times n$ 행렬이 주어졌다 하고, 몇 개의 $m\times m$ 행렬을 생각하자.
우선 $E_{i,j}$는 $m\times m$ 단위행렬 $I$에서 $i$번째와 $j$번째 행을 바꾸어 얻어지는 행렬이다. 예를 들어 $E_{1,2}$는 다음의 행렬
\[E_{1,2}=\begin{pmatrix}0&1&0&\cdots&0\\1&0&0&\cdots&0\\ 0&0&1&\cdots&0\\\vdots&\vdots&\vdots&\ddots&\vdots\\ 0&0&0&\cdots&1\end{pmatrix}\]이 된다. 한편, $E’_{i,r}$은 $m\times m$ 단위행렬 $I$의 $i$번째 행에 $r$을 곱하여 얻어지는 행렬이다. 예를 들어 $E’_{1,r}$은 다음의 행렬
\[E'_{1,r}=\begin{pmatrix}r&0&0&\cdots&0\\0&1&0&\cdots&0\\ 0&0&1&\cdots&0\\\vdots&\vdots&\vdots&\ddots&\vdots\\ 0&0&0&\cdots&1\end{pmatrix}\]이 된다. 마지막으로 $E’‘_{i,j,r}$은 $m\times m$ 단위행렬 $I$의 $j$행 $i$열 성분을 $r$로 바꾸어 얻어진 행렬이다. 예를 들어 $E’‘_{1,2,r}$은 다음의 행렬
\[E''_{1,2,r}=\begin{pmatrix}1&0&0&\cdots&0\\r&1&0&\cdots&0\\ 0&0&1&\cdots&0\\\vdots&\vdots&\vdots&\ddots&\vdots\\ 0&0&0&\cdots&1\end{pmatrix}\]이 된다. 이들을 묶어서 기본행렬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제 $E_{ij}A$, $E’_{i,r}A$, $E’‘_{i,j,r}A$를 각각 계산해보면
- $E_{ij}A$는 $A$의 $i$번째 행과 $j$번째 행을 바꾸어 얻어진 행렬,
- $E’_{i,r}A$는 $A$의 $i$번째 행에 상수 $r$을 곱하여 얻어진 행렬,
- $E’‘_{i,j,r}A$는 $A$의 $j$번째 행에, ($i$행)$\times r$을 더하여 얻어진 행렬
이 된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즉, 행렬 $A$에 기본행연산을 행하는 것은 위에서 정의한 행렬 $E_{ij}$, $E_{i,r}’$, 혹은 $E_{i,j,r}’‘$를 곱하는 것과 같으며, 연립방정식 $Ax=b$에 위의 조작을 가하는 것은 양 변의 왼쪽에 해당하는 기본행렬 $E$를 곱하여 $(EA)x=(Eb)$를 얻어내는 것과 같다.
기본행렬들 $E$는 모두 가역행렬이다. 이는 기본행렬에 해당하는 기본행연산이 수행된 행렬에 다시 기본행연산을 적용하여 원래의 행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부터 자명하다.
첨가행렬
이제 우리는 임의의 일차연립방정식이 주어졌을 때, 연립방정식을 조작하여 그 해를 구해낼 수 있다. 이 글을 시작하며 살펴봤듯, 임의의 $n\times n$ 가역행렬의 역행렬을 구하는 것은 $n$개의 일차연립방정식을 푸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역행렬을 구할 때 필요한 식 (1)을 위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n$번 반복하면 역행렬 또한 구해낼 수 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첨가행렬은 오직 표기법상의 편리함과, 그로부터 오는 계산의 편리함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가우스 소거법을 행할 때 각 열들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는 기본행연산을 위에서 살펴본 기본행렬의 곱으로 생각한다면 행렬의 곱의 정의에 의하여 자명하다고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가우스 소거법을 할 때, 상수가 존재하는 우변 또한 좌변과 같은 연산을 행하게 되므로, 우변의 성분들을 행렬에 추가하여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다.
예시 5 예시 2에서 주어진 연립방정식
\[\begin{aligned}x_1+2x_2+4x_3+3x_4&=2\\\phantom{x_1+}3x_2\phantom{+2x_3}+6x_4&=3\\\phantom{x_1+2x_2+}x_3+5x_4&=1\end{aligned}\]을 그대로 사용하자. 우리는 이 연립방정식으로부터 다음의 첨가행렬
\[\begin{pmatrix} 1&2&4&3&2\\ 0&3&0&6&3\\ 0&0&1&5&1\end{pmatrix}\]을 생각한다. 이 행렬의 가장 오른쪽 열은 연립방정식의 우변에 해당하는 것이며, 나머지는 연립방정식의 변수 앞의 계수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제 이 행렬에 예시 2에서의 연산들을 그대로 적용하자. 우선 마지막 행에 4를 곱한 것을 첫째 행에서 빼 주면 다음의 행렬
\[\begin{pmatrix}1&2&0&-17&-2\\ 0&3&0&6&3\\0&0&1&5&1\end{pmatrix}\]을 얻는다. 이제 둘째 행에 $2/3$을 곱하여 이를 첫째 행에서 빼 주면 다음의 행렬
\[\begin{pmatrix}1&0&0&-21&-4\\0&3&0&6&3\\0&0&1&5&1\end{pmatrix}\]을 얻고, 둘째 행에 $1/3$을 곱해주면
\[\begin{pmatrix}1&0&0&-21&-4\\0&1&0&2&1\\0&0&1&5&1\end{pmatrix}\]을 얻는다. 이 첨가행렬로부터 다시 연립방정식을 복원하면 이것이 정확히 우리가 예시 2에서 얻은
\[\begin{aligned}x_1\phantom{+2x_2+4x_3}-21x_4&=-4\\\phantom{x_1+}x_2\phantom{+2x_3}+\phantom{1}2x_4&=1\\\phantom{x_1+2x_2+}x_3+\phantom{1}5x_4&=1\end{aligned}\]임을 안다.
방금 살펴본 예시는 예시 2의 계산과 (편의성 면에서도)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유의미한 차이는 역행렬을 구할 때 이를 첨가행렬을 사용함으로써 얻어진다. 이를 위해 연립방정식 (3)을 정의하는 행렬 $A$가 $n\times n$ 가역행렬인 경우를 생각하자. 우선 다음의 보조정리가 자명하다.
보조정리 6 임의의 $n\times n$ 기약행사다리꼴행렬은 항등행렬이거나, $0$으로만 이루어진 열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본행렬들은 모두 가역행렬이며, 우리는 주어진 행렬의 기약행사다리꼴에 우리가 취했던 기본행연산의 역행렬을 순서대로 곱하여 원래의 행렬을 복원할 수 있다. 즉, 만일 어떤 $n\times n$ 행렬이 $0$으로만 이루어진 열을 갖는다면, 이 행렬은 가역행렬이 아니고 따라서 원래의 행렬은 가역행렬이 될 수 없다. 바꿔말하면, $n\times n$ 행렬의 기약행사다리꼴은 항등행렬이다.
이제 임의의 $n\times n$ 가역행렬이 주어졌을 때, 우리는 $n$개의 연립방정식 $Av_i=e_i$를 첨가행렬을 이용하여 한 번에 풀 수 있다. 즉, $e_1,\ldots, e_n$을 한 번에 첨가하여 $2n\times n$ 행렬 $(A\mid I_n)$을 만든 후, 이를 기약행사다리꼴로 변환하면 뒤쪽 $n\times n$ 행렬이 원래 행렬의 역행렬이 될 것이다.
예시 7 다음 행렬
\[A=\begin{pmatrix}1&2&4\\ 0&3&0\\ 0&0&1\end{pmatrix}\]의 역행렬을 구해보자. 첨가행렬은
\[(A\mid I_3)=\begin{pmatrix}1&2&4&1&0&0\\0&3&0&0&1&0\\ 0&0&1&0&0&1\end{pmatrix}\]이며 우선 마지막 행에 4를 곱한 것을 첫째 행에서 빼 주면 다음의 행렬
\[\begin{pmatrix}1&2&0&1&0&-4\\ 0&3&0&0&1&0\\0&0&1&0&0&1\end{pmatrix}\]을 얻는다. 이제 둘째 행에 $2/3$을 곱하여 이를 첫째 행에서 빼 주면 다음의 행렬
\[\begin{pmatrix}1&0&0&1&-2/3&-4\\0&3&0&0&1&0\\0&0&1&0&0&1\end{pmatrix}\]을 얻고, 마지막으로 둘째 행에 $1/3$을 곱해주면
\[\begin{pmatrix}1&0&0&1&-2/3&-4\\0&1&0&0&1/3&0\\0&0&1&0&0&1\end{pmatrix}\]을 얻는다. 즉 주어진 행렬 $A$의 역행렬은
\[A^{-1}=\begin{pmatrix}1&-2/3&-4\\0&1/3&0\\0&0&1\end{pmatrix}\]이다.
그러나, (주로 작은 행렬의 경우) 어떠한 행렬이 가역인지 판단하기 위해 가우스 소거법을 매번 적용하는 것은 때때로 비효율적인 일이 될 수도 있다. 다음 글에서 살펴볼 행렬식은 주어진 $n\times n$ 행렬이 가역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특히 복잡한 행렬의 경우) 행렬식을 가장 쉽게 계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여전히 가우스 소거법이다. (§행렬식의 존재성과 유일성, ⁋명제 9)
참고문헌
[Lee] 이인석, 선형대수와 군,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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