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공간

§벡터공간, ⁋예시 6을 보면, 어떤 벡터공간의 부분집합이 그 자체로 벡터공간을 이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정의 1 어떤 $\mathbb{k}$-벡터공간 $V$에 대하여, $V$의 부분집합 $W$가 $V$의 부분공간subspace이라는 것은, $V$ 위에 정의된 덧셈과 스칼라곱을 $W$ 위로 제한하였을 때 얻어지는 연산들이 $W$ 위에 다시 $\mathbb{k}$-벡터공간을 정의하는 것이다. 이를 $W\leq V$와 같이 표현한다.

정의에 의해, $C^k(I)$는 $C(I)$의 부분공간이고, $C(I)$는 $\Fun(I,\mathbb{R})$의 부분공간이 된다.

정의를 그대로 사용하여 $V$의 임의의 부분집합 $W$가 부분공간인지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덧셈이 abelian group을 이루는지, 그리고 스칼라곱이 §벡터공간, ⁋정의 1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W$ 위에 정의될 덧셈과 스칼라곱은 $V$로부터 받아오는 것이므로, 몇 가지 성질들은 굳이 체크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임의의 $w_1,w_2\in W$에 대해

\[w_1+w_2=w_2+w_1\]

이 성립하는지는 굳이 따져볼 필요가 없다. 두 원소 $w_1,w_2$는 $W$의 원소이기 이전에 $V$의 원소이기도 한데, $W$에서의 덧셈 $+$는 $V$에서의 덧셈을 $W$로 제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체크해봐야 할 성질들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1. $W$가 덧셈에 대해 닫혀있는지의 여부는 따로 체크해봐야 한다.
  2. 이와 비슷하게, $V$가 덧셈에 대한 항등원과 역원을 갖는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물론 $V$는 $0$과 $-w$를 포함하지만, 이들이 $W$에 포함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3. 또, 임의의 스칼라 $\alpha\in\mathbb{k}$와 $w\in W$에 대하여, $\alpha w\in W$인지의 여부도 체크해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조금 더 조건을 간추릴 수도 있다. 만일 $W$가 스칼라곱에 대해 닫혀있기만 하다면, §벡터공간, ⁋명제 2벡터공간, ⁋따름정리 3에 의해 두 번째 조건은 통째로 생략할 수 있다. $W$가 스칼라곱에 대해 닫혀있으므로, $0w\in W$이고 $(-1)w\in W$여야 하는데, 이들이 각각 $0$과 $-w$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금 우리는 다음 명제를 증명했다.

명제 2 $\mathbb{k}$-벡터공간 $V$에 대하여, $V$의 공집합이 아닌 부분집합 $W$가 $V$의 부분공간인 것은, $W$가 덧셈과 스칼라곱에 대해 닫혀있는 것과 동치이다.

하지만 $W$가 공집합이 아닌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0\in W$임을 보이는 것이 가장 쉽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앞서 제시했던 세 가지 조건과 앞선 명제는 활용성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일차결합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를 생각하자. $W$의 임의의 두 원소의 합은 다시 $W$의 원소이므로, 귀납법에 의해 유한한 합은 다시 $W$의 원소이다. 더 일반적으로 다음이 성립한다.

명제 3 $V$가 $\mathbb{k}$-벡터공간이고 $W$가 $V$의 부분공간이라 하자. $W$의 원소들 $w_1,\ldots, w_n$과 스칼라들 $\alpha_1,\ldots,\alpha_n$에 대하여 다음의 유한합

\[\sum_{i=1}^n\alpha_i w_i=\alpha_1w_1+\alpha_2w_2+\cdots+\alpha_nw_n\tag{1}\]

은 $W$의 원소이다.

증명

귀납법을 이용하여 진행한다. $n=1$인 경우는 보일 것이 없으므로 $n=2$인 경우부터 생각하자. 이 경우 명제 2에 의하여 $\alpha_1w_1,\alpha_2w_2$ 각각은 $W$의 원소이고 따라서 이들의 합 $\alpha_1w_1+\alpha_2w_2$ 또한 $W$의 원소이다.

일반적인 $n$에 대하여, $W$에서의 덧셈은 결합법칙을 만족하므로

\[\alpha_1w_1+\alpha_2w_2+\cdots+\alpha_nw_n=(\alpha_1w_1+\cdots\alpha_{n-1}w_{n-1})+\alpha_nw_n\]

이 성립한다. 이제 귀납적 가정에 의하여 $\alpha_1w_1+\cdots\alpha_{n-1}w_{n-1}$과 $\alpha_nw_n$ 각각은 $W$의 원소이고, 따라서 이들의 합 $\sum_{i=1}^n\alpha_iw_i$ 또한 $W$의 원소이다.

일반적으로 위 명제의 (1)과 같은 형태의 벡터를 다음과 같이 이름 붙인다.

정의 4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원소들 $v_1,\ldots, v_n$에 대하여, 이들의 일차결합linear combination

\[\alpha_1v_1+\cdots+\alpha_nv_n\]

의 꼴로 나타나는 벡터를 의미한다.

더 일반적으로, 무한히 많은 $V$의 원소들 $(v_i)_{i\in I}$이 주어졌을 때, 이들의 일차결합은

\[\sum_{i\in I}\alpha_iv_i\qquad\text{$\alpha_i=0$ for all but finitely many $i$}\]

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어, §벡터공간, ⁋예시 4와 같이 $\mathbb{R}$을 $\mathbb{Q}$-벡터공간으로 본다면, $0.111\ldots$는 다음 벡터들

\[0.1,\quad 0.01,\quad0.001,\quad\cdots\]

의 일차결합이 아니다. 이들을 사용하여 $0.111\ldots$를 위와 같이 무한합으로 나타낸다면 그 계수들이 모두 $0$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예시 5 집합 $\mathbb{k}[\x]$를

$\mathbb{k}$의 원소를 계수로 갖는 $\x$에 대한 다항식들의 집합

으로 정의하자. 즉, $\mathbb{k}[\x]$의 각각의 원소들은 적당한 자연수 $n$과 $\alpha_i\in\mathbb{k}$들에 대해

\[p(\x)=\alpha_n\x^n+\alpha_{n-1}\x^{n-1}+\cdots+\alpha_1\x+\alpha_0\]

의 꼴이다. 이 때 자연수 $\max\supp(\alpha_i)=n$은 $p(\x)$의 차수degree라 부르고, 이 때 $\alpha_n\x^n$을 최고차항leading term이라 부른다. 최고차항의 계수가 1인 다항식은 monic polynomial이라 부른다. 한편 또 다른 $\mathbb{k}[\x]$의 원소

\[q(\x)=\beta_m\x^m+\beta_{m-1}\x^{m-1}+\cdots+\beta_1\x+\beta_0\]

가 주어졌다 하자. 그럼 이들의 합은 만약 $m>n$이라면,

\[\sum_{i=0}^na_i\x^i+\sum_{i=0}^mb_i\x^i=\sum_{i=0}^m c_i\x^i,\qquad c_i=\begin{cases}a_i+b_i&\text{if $0\leq i\leq n$}\\ b_i&\text{if $n < i\leq m$}\end{cases}\]

그리고 반대의 경우

\[\sum_{i=0}^na_i\x^i+\sum_{i=0}^mb_i\x^i=\sum_{i=0}^m c_i'\x^i,\qquad c_i'=\begin{cases}a_i+\beta_i&\text{if $0\leq i\leq m$}\\ a_i&\text{if $m < i\leq n$}\end{cases}.\]

으로 정의되며, 임의의 스칼라 $\gamma\in\mathbb{k}$에 대하여

\[\gamma p(\x)=\gamma\alpha_n\x^n+\gamma\alpha_{n-1}\x^{n-1}+\cdots+\gamma\alpha_1\x+\alpha_0\]

으로 정의된다. 어렵지 않게 이들 정의가 $\mathbb{k}[\x]$에 $\mathbb{k}$-벡터공간 구조를 부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n$차 이하의 차수를 갖는 다항식들의 집합 $\mathbb{k}[\x]_\text{degree\scriptsize$\leq n$}$는 $\mathbb{k}[\x]$의 부분공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정확히 차수 $n$을 갖는 다항식들의 집합은 부분공간이 아니다.

예시 6 이번에는 집합 $\mathbb{k}[[\x]]$를

$\mathbb{k}$의 원소를 계수로 갖는 $\x$에 대한 formal power series들의 집합

이라 하자. 앞선 예시 7와 동일한 방식으로 벡터 사이의 덧셈과 스칼라곱을 정의하면, $\mathbb{k}[[\x]]$는 마찬가지로 $\mathbb{k}$-벡터공간이 된다.

정의에 의하여 $\mathbb{k}[\x]$는 $\mathbb{k}[[\x]]$의 부분공간이다. 또, $\mathbb{k}[\x]$의 모든 원소들은 집합 $\{1,\x,\x^2,\ldots\}$의 벡터들의 일차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mathbb{k}[[\x]]$의 원소들은 그렇지 않다.


참고문헌

[Goc] M.S. Gockenbach, Finite-dimensional linear algebra, Discrete Mathematics and its applications, Taylor&Franci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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