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행렬과 linear map의 특성다항식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고윳값을 정의한다.

특성다항식과 고윳값

정의 1 임의의 $n$차 정사각행렬 $A$에 대하여, $A$의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을 $\x$에 대한 다항식 $\det(\x I-A)$으로 정의한다.

다음의 식

\[\det(\x I-A)=\sum_{\sigma\in S_n}\sgn(\sigma)(\x I-A)_{\sigma(1),1}\cdots(\x I-A)_{\sigma(n),n}\tag{1}\]

으로부터, $A$의 특성다항식의 차수는 많아봐야 $n$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변에서 더해지는 다항식은 $n$개 항들의 곱인데, 이 때 각 $(\x I-A)_{\sigma(k),k}$는 $\sigma(k)=k$일 때에만 $x$에 대한 일차식이고, 그렇지 않으면 상수이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만일 특성다항식이 실제로 $n$차식이라면, 차수 $n$의 항은 반드시 모든 $k$에 대해 $\sigma(k)=k$를 만족하는 $\sigma$, 즉 $\sigma=\id_{S_n}$일 때에만 나타난다는 것을 안다. 이 때, 해당하는 항은

\[(\x I-A)_{1,1}\cdots(\x I-A)_{n,n}=(\x-A_{11})\cdots(\x-A_{nn})\tag{2}\]

이 되며, 이를 전개하면 $\x$의 계수는 $1$이므로 특성다항식의 차수는 항상 $n$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sigma(i)\neq i$인 $i$가 하나 존재한다면, 비둘기집 원리에 의해 반드시 또 다른 $j$에 대하여 $\sigma(j)\neq j$가 성립한다. 이로부터 식 (1)의 우변에서 더해지는 항들에는 $n-1$차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 즉, 특성다항식의 $n-1$차 항은 반드시 식 (2)에 의해서만 생기고, 이 때의 계수는

\[-(A_{1,1}+\cdots+A_{n,n})\]

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성다항식의 상수항을 구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특성다항식에 $\x=0$을 대입하면 된다. 그럼 그 결과는

\[\det(0I-A)=\det(-A)=(-1)^n\det(A)\]

이 된다.

따라서 다음 명제를 증명하였다.

명제 2 $n$차 정사각행렬의 특성다항식은 반드시 $n$차다항식이며, 특성다항식의 $n-1$차항의 계수는 $-\tr A$와 같고, 상수항은 $(-1)^n\det A$와 같다.

특성다항식의 해는 행렬을 살펴볼 때 중요한 정보가 된다.

정의 3 $n\times n$ 행렬 $A$에 대하여, $A$의 특성다항식 $\det(\x I-A)=0$의 해를 $A$의 고윳값eigenvalue이라 부른다. $A$의 고윳값들의 모임을 $A$의 spectrum스펙트럼이라 부르고, 이 집합을 $\Spec(A)$으로 표기한다.

두 닮은 $n\times n$ 행렬 $A,B$를 생각하자. 그럼 $A=PBP^{-1}$로부터,

\[\det(\x I-A)=\det(\x I-PBP^{-1})=\det(P(\x I-B)P^{-1})=\det P\det(\x I-B)\det P^{-1}=\det(\x I-B)\]

를 얻는다. 따라서 $A$와 $B$의 특성다항식은 서로 같다. 이로부터 다음의 따름정리들을 얻는다.

따름정리 4 임의의 linear map $L:V\rightarrow V$에 대하여, $L$의 특성다항식을 행렬 $[L]_\mathcal{B}^\mathcal{B}$의 특성다항식으로 정의한 것이 잘 정의된다.

증명

즉, $V$의 basis $\mathcal{B}$ 대신 $\mathcal{C}$를 택하여도 $L$의 특성다항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앞선 논증에 의하여, 이는 §기저변환, ⁋정의 2 이후의 식으로부터 두 행렬표현 $[L]_\mathcal{B}^\mathcal{B}$와 $[L]_\mathcal{C}^\mathcal{C}$가 서로 닮은 행렬이라는 것을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편의상 앞으로의 논의는 모두 행렬에 대한 것으로 통일하지만, 위의 따름정리를 통해 우리는 똑같은 내용을 임의의 linear map $L$에 대하여도 증명할 수 있다.

따름정리 5 서로 닮은 행렬의 trace와 행렬식은 같다.

증명

앞선 논증으로부터 $A$와 $B$는 같은 특성다항식을 갖는다는 것을 알고, 명제 2로부터 행렬의 trace와 행렬식은 특성다항식으로부터 결정된다.

특히 임의의 linear map $L:V\rightarrow V$가 주어졌을 때, 다음 글에서 다룰 행렬의 대각화를 통해 $[L]_\mathcal{B}^\mathcal{B}$를 분해하면 $V$를 $L$의 고유공간으로 분해할 수 있다.

대수적 중복도

고윳값들은 모두 특성다항식의 해지만, 어떤 고윳값들은 다른 고윳값보다 더 큰 중복도를 가질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정의 6 $F[\x]$의 임의의 다항식 $p(\x)$이 주어졌다 하고, $a\in\mathbb{k}$가 $p(\x)=0$의 해라 하자. 만일 $(\x-a)^k$가 $p(\x)$를 나누지만, $(\x-a)^{k+1}$은 $p(\x)$를 나누지 않는다면 $a$의 중복도multiplicity를 $k$로 정의한다.

$n\times n$ 행렬 $A$의 특성다항식을 $p_A(\x)$라 하고, $\lambda$가 $A$의 한 고윳값이라 하자. 그럼 $p_A$의 해로서의 $\lambda$의 중복도를 $\lambda$의 대수적 중복도algebraic multiplicity라 부른다. 이는 곧 정의할 기하적 중복도와 구분하기 위한 용어이다.

$F[\x]$의 임의의 원소 $p(\x)$가 주어졌다 하자. $p$가 $n$차식이라 하면, $p$는 많아야 $n$개의 해를 가진다. 그러나 $p$가 정확히 $n$개의 해를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시 7 예를 들어, $F=\mathbb{R}$이라 하고, $2\times 2$ 정사각행렬

\[J=\begin{pmatrix}0&-1\\1&0\end{pmatrix}\]

을 생각하자. 그럼 $J$의 특성다항식은 $\x^2+1$이며, 이 다항식은 $\mathbb{R}$에서 해를 갖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field를 algebraically closed field대수적으로 닫힌 체라 부른다. 다음 대수학의 기본정리는 대수적으로 증명할 수도 있고, 해석학을 통해 증명할 수도 있지만 어떠한 방식도 우리의 현재 수준에선 어렵기 때문에 사실로 받아들이고 넘어간다.

정리 8 (대수학의 기본정리) 복소수 집합 $\mathbb{C}$는 algebraically closed field이다.

따라서 위의 예시 7의 행렬 $J$는 $\mathbb{R}$에서는 해를 갖지 않지만, $\mathbb{C}$에서는 두 개의 해를 갖는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다항식의 해가 어떠한 field 위에서 정의되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유벡터와 기하적 중복도

$n\times n$ 행렬 $A$와 그 고윳값 $\lambda$를 생각하자. 그럼 정의에 의해 행렬 $\lambda I-A$가 singular이고, 따라서

\[(\lambda I-A)v=0\]

을 만족하는 영이 아닌 벡터 $v$가 존재한다.

정의 9 $n\times n$ 행렬 $A$와 고윳값 $\lambda$에 대하여, $Av=\lambda v$를 만족하는 벡터 $v$를 $\lambda$에 해당하는 $A$의 고유벡터eigenvector라 부른다.

행렬 $A$에 대하여, $\lambda$에 해당하는 고유벡터들을 모두 모아 그 집합을 $E_\lambda$라 하자. 그럼 $E_\lambda$가 벡터공간을 이룬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lambda$에 해당하는 고유공간eigenspace이라 부른다. $E_\lambda$는 항상 영이 아닌 벡터를 적어도 하나 포함하므로, $\dim E_\lambda$는 항상 $0$보다 크다.

정의 10 $n\times n$ 행렬 $A$와 고윳값 $\lambda$에 대하여, $E_\lambda$의 차원 $\dim E_\lambda$를 $\lambda$의 기하적 중복도geometric multiplicity라 부른다.


참고문헌

[Goc] M.S. Gockenbach, Finite-dimensional linear algebra, Discrete Mathematics and its applications, Taylor&Franci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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