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 Layout: 60% HHKB
- Size: 298✕118✕33 mm
- Front Height: 20mm
- Color: Translucent Acrylic
- (PCB: YMDK Oni) VIA compatibility: O
리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대부분의 작업은 집 바깥에서 하기 때문에 휴대용 키보드가 많이 필요한 편이다. 특히 내가 사물함을 빌려둔 스터디카페가 있어서, 거기에 두고 다닐 키보드를 구상중이었는데 이에 필요한 조건은 적당히 작은 배열에, 알루미늄이 아닌 키보드 정도였다. 그러한 키보드를 살펴보다 찾은 게 Rule60이다.
보통 아크릴 키보드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키보드보다는 가공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 적층을 해서 만드는 편인데, Rule60은 CNC 가공이라 하우징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만 반투명한 하우징이다보니, 이렇게 상/하판이 통짜라고 해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체결부위가 드러난다.
사진에서 보듯이 상하판은 볼캐치 방식이라 조립 및 분해하기도 아주 쉽고, 나는 하우징과 함께 보강판도 같이 샀는데 가스켓 방식이라 조립 난이도가 없는 수준에 속한다. 만약 기판이 무선 겸용 기판이었다면 배터리도 연결해야 하고, 조립 난이도가 조금 더 있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반투명 하우징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언더글로우가 지원되는 기판을 찾다가 YMDK에서 적절한 유선기판을 찾아서 조립했다. VIA를 돌리는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json
파일이 예전 파일이라 조금 헤매긴 했는데 판매자에게 문의하니 바로 파일 링크를 보내줘서 괜찮았다.
플라스틱 키보드는 어차피 타건음 비교하기엔 다 거기서 거기기도 하고, 내가 사용했던 스위치가 저소음 혹은 택타일 스위치라 하우징이 타건음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비교에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이 키보드로 HHKB 배열 키보드를 처음 써 봤는데, 생각보다는 내가 알파열을 제외하면 다른 키는 거의 안 써서 미니배열로 줄어든 것은 체감이 되지 않았다. 만약 이 키보드를 윈도우에서 썼다면 Ctrl
키 때문에 상당히 고생했겠지만, 어차피 맥에서 이쪽 키는 Opt
와 Cmd
키만 사용하니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Ctrl
이 필요할 때의 대부분은 Rectangle에서 화면 분할하는 단축키로 Ctrl+Opt+...
을 사용할 때 뿐인데, 이건 스페이스 바 오른쪽에 두 키를 Ctrl
과 Opt
로 지정한 후 창 위치 조절은 스페이스 바 오른쪽의 두 키로 한다는 식으로 기억하면 충분하고, 그 외 Ctrl
이 필요한 단축키는 어차피 많지도 않은 거 Fn
레이어에 할당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편한 것은 진짜 HHKB 배열에서는 백스페이스를 스플릿하고, \
키를 이렇게 스플릿한 자리로 올리고, Backspace
키를 \
키에 할당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쓰다보면 어떻게든 적응이야 되겠지만, 컴퓨터로 하는 일이 주로 $\LaTeX$ 작업인 나한테는 \
키의 위치를 바꾼다는 것은 너무 큰 일이었다. 당장 키보드 없이 맥북만 들고 다니면 $\LaTeX$ 작업할 때마다 헷갈릴 게 뻔하니… 결국 \
키를 그대로 두고 나면 Backspace
키가 반토막이 난다는 결론이 나는 터라, 어떻게 해도 작업을 하는 게 꽤 버벅거렸다. 그래서 이 다음 키보드인 M0110을 살 때에는 Backspace
를 스플릿하지 않고, 우측 Shift
와 하단열 배열만 HHKB 배열로 바꾼 애매한 배열을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스터디카페에서 사용할 용도라 저소음 피치축을 달아줬는데, Oni PCB는 무선을 지원하지 않아서 반드시 유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맥북프로를 들고 다닐 때는 포트가 널널해서 상관이 없었는데, 스터디카페용으로 중고 맥북에어를 사니까 듀얼모니터용 썬더볼트 포트를 두 개 사용하고 나니 키보드를 꽂을 곳이 없어서 결국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위와 같은 이유로 불편했던 배열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는터라 (어차피 집에는 풀배열 키보드도 꽤 있으므로) 잘 안 쓰게 되어버렸다.
- 하우징: Rule60
- 스위치: Everglide Wild Pansy v2
- 키캡: 타오바오산 반짝이 키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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